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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행정사

형사(참고자료)

중간생략등기형 부동산 명의신탁과 명의수탁자의 횡령죄 성립여부(참고자료)

김진영 행정사(010-9109-7073) 2016. 12. 31. 07:14

중간생략등기형 부동산 명의신탁과 명의수탁자의 횡령죄 성립여부(참고자료)

 

중간생략등기형 부동산 명의신탁의 경우 명의수탁자의 부동산처분행위에 대한 횡령죄 성립여부에 대하여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살펴보겠습니다(대법원 20146992 횡령).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1.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해자가 서산시 (주소 생략) 9,292(이하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 49분의 15 지분(이하 피해자 지분이라 한다)을 그 소유자인 매도인 공소외 1로부터 매수한 후 피해자와 피고인이 맺은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매도인으로부터 바로 명의수탁자인 피고인에게 중간생략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고인정하여 이 사건 명의신탁을 이른바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

 

관련 법리 및 원심과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과 판단은 정당하다.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명의신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2. 직권으로 판단한다.

 

(1) 형법 제355조 제1항이 정한 횡령죄의 주체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라야 하, 타인의 재물인지 아닌지는 민법, 상법, 기타의 실체법에 따라 결정하여야 한다(법원 2003. 10. 10. 선고 20033516 판결, 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91373 판결등 참조).

 

횡령죄에서 보관이란 위탁관계에 의하여 재물을 점유하는 것을 뜻하므로 횡령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그 재물의 보관자와 재물의 소유자(또는 기타의 본권자) 이에 법률상 또는 사실상의 위탁신임관계가 존재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9. 9. 선고20034828 판결, 대법원 2010. 6. 24. 선고 20099242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위탁신임관계는 사용대차임대차위임 등의 계약에 의하여서 뿐만 아니라 사무관리조리신의칙 등에 의해서도 성립될 수 있으나(대법원 2006. 1. 12. 선고 20057610 판결 등 참조), 횡령죄의 본질이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위탁된 타인의 물건을 위법하게 영득하는 데 있음에 비추어 볼 때 그 위탁신임관계는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으로 한정함이 타당하다.

 

그런데 부동산을 매수한 명의신탁자가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지 아니하고 명의수탁자와 맺은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매도인으로부터 바로 명의수탁자에게 중간생략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경우,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동산실명법이라 한다) 4조 제2항 본문에 의하여 명의수탁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무효이고,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은 매도인이 그대로 보유하게 된다.

 

따라서 명의신탁자로서는 매도인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가질 뿐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가지지 아니하고, 명의수탁자 역시 명의신탁자에 대하여 직접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할 의무를 부담하지는 아니하므로, 신탁부동산의 소유자도 아닌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명의수탁자가 횡령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볼 수는 없다.

 

명의신탁자가 매매계약의 당사자로서 매도인을 대위하여 신탁부동산을 이전받아 취득할 수 있는 권리 기타 법적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명의신탁자가 이러한 권리 등을 보유하였음을 이유로 명의신탁자를 사실상 또는 실질적 소유권자로 보아 민사상 소유권이론과 달리 횡령죄가 보호하는 신탁부동산의 소유자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명의수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명의신탁자를 사실상 또는 실질적 소유권자라고 형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부동산실명법이 명의신탁약정을 무효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에 따른 소유권의 상대적 귀속을 인정하는 것과 다름이 없어서 부동산실명법의 규정과 취지에 명백히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

 

그리고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과 그 밖의 물권을 실체적 권리관계와 일치하도록 실권리자 명의로 등기하게 함으로써 부동산등기제도를 악용한 투기탈세탈법행위 등 반사회적 행위를 방지하고 부동산 거래의 정상화와 부동산 가격의 안정을 도모하여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부동산실명법의 입법취지와 아울러, 명의신탁약정에 따른 명의수탁자 명의의 등기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쌍방을 형사처벌까지 하고 있는 부동산실명법의 명의신탁관계에 대한규율 내용 및 태도 등에 비추어 볼 때,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에 그 위탁신임관계를 근거지우는 계약인 명의신탁약정 또는 이에 부수한 위임약정이 무효임에도 불구하고 횡령죄 성립을 위한 사무관리관습조리신의칙에 기초한 위탁신임관계가있다고 할 수는 없다. 또한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에 존재한다고 주장될 수 있는 사실상의 위탁관계라는 것도 부동산실명법에 반하여 범죄를 구성하는 불법적인 관계에 지나지 아니할 뿐 이를 형법상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이라고 할수 없다.

 

그러므로 명의신탁자가 매수한 부동산에 관하여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하여 명의수탁자와 맺은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매도인으로부터 바로 명의수탁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이른바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을 한 경우, 명의신탁자는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가지지 아니하고,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에 위탁신임관계를 인정할 수도 없다. 따라서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라고 할 수 없으므로,명의수탁자가 신탁받은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여도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2)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의 명의신탁자에 대한 횡령죄를 인정하는 견해는, 부동산실명법이 명의신탁자에게 등기회복의 권리행사를 금지하고 있지 않(대법원 2002. 8. 27. 선고 2002373 판결 등 참조), 명의수탁자의 신탁부동산 임의처분행위는 명의신탁자의 이러한 권리행사 등을 침해하는 위법유책의 행위에 해당하므로 형사처벌의 필요성이 있다는 사정을 그 중요한 근거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그런데 죄형법정주의는 국가형벌권의 자의적인 행사로부터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범죄와 형벌을 법률로 정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한 취지에 비추어 보면 형벌법규는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고, 명문의 형벌법규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어긋나는것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517847 판결 등 참조).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서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및 매도인 3자 간의 법률관계는 물론이고 횡령죄의 보호법익 등을 고려할 때 명의수탁자를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죄의 구성요건에서 말하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해석할 수 없는 이상, 명의수탁자의 신탁부동산 임의 처분행위에 대하여 형사처벌의 필요성이 있다는 사정만을 내세워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죄 성립을 긍정하는 것은 법치국가원리의 근간을 이루는죄형법정주의 원칙과 이로부터 유래된 형벌법규의 유추해석금지 원칙에 배치되므로받아들일 수 없다.

 

게다가 명의수탁자의 처분행위를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부동산실명법상 처벌 규정이 전제하고 있는 금지규범을 위반한 명의신탁자를 형법적으로 보호함으로써 부동산실명법이 금지처벌하는 명의신탁관계를 오히려 유지조장하여 그 입법목적에반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므로 타당하지 않다. 결국 부동산실명법의 입법취지 및 규율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서 신탁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한 명의수탁자에 대한 형사처벌의 필요성도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형사처벌의 필요성을 이유로 횡령죄 성립을 긍정할 수도 없다.

 

(3) 대법원은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가 이른바 계약명의신탁약정을 맺고 명의수탁자가 소유자로부터 부동산을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후 그 매매계약에 따라 명의수탁자 앞으로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경우에, 명의수탁자를 명의신탁자에대한 관계에서 횡령죄에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없고,배임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도 볼 수 없어 명의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한 행위는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죄 및 배임죄를구성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여 왔다(대법원 2000. 3. 24. 선고 984347 판결, 대법원2012. 11. 29. 선고 20117361 판결, 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010515 판결등 참조).

 

그런데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 따라 명의수탁자 앞으로 등기가 이전되는 경우는 대부분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의 명의신탁약정을 인식한 매도인의 협조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매도인이 계약명의 신탁약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른바 악의의 계약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 앞으로 등기가 이전되는 경우와 등기 이전 등의 실질적인 과정에 유사한 면이 있다. 그리고 구체적인 사건에서 명의신탁약정이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인지 아니면 매도인 악의의 계약명의신탁인지를 구별하는 것은 다수의재판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법률전문가에게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명의수탁자의 신탁부동산 임의 처분행위에 대하여 계약명의신탁 사안에서는 아무런 형사적 제재를 부과하지 않으면서도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 사안에서는이와 달리 취급하여 계속 횡령죄로 처벌하는 것은 법적 안정성을 해칠 뿐만 아니라,일반 국민들의 법 감정에도 맞지 않는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아도 중간생략등기

형 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를 횡령죄로 처벌하는 것은 부당하다.

 

(4) 이와 달리 부동산에 관하여 명의신탁자가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되어 매도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하되,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와 명의신탁약정을 맺고 등기를 매도인으로부터 명의수탁자 앞으로 바로 이전하는 이른바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을 한 경,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보아 명의수탁자가 그 명의로 신탁된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거나 반환을 거부하면 명의신탁자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한 대법원 2001. 11. 27. 선고 20003463 판결, 대법원 2002. 2. 22. 선고 20016209 판결, 대법원 2002. 8. 27. 선고20022926 판결, 대법원 2003. 5. 16. 선고 2002619 판결, 대법원 2005. 3. 24. 20041789 판결, 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648632 판결, 대법원 2008. 2.29. 선고 200711029 판결, 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81033 판결, 대법원 2010.1. 28. 선고 20091884 판결, 대법원 2010. 9. 30. 선고 20108556 판결 등은 이를 폐기하기로 한다.

 

(5)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인정사실을 기초로,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관계에서 명의수탁자인 피고인이 돈을 차용하면서 이 사건 부동산 중 피해자 지분에 관하여 임의로 제3자인 공소외 2에게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주거나 ○○농업협동조합 명의의 기존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을 증액하는 내용의 근저당권변경등기를 마쳐준행위가 명의신탁자인 피해자에 대한 각 횡령죄를 구성한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피해자와 피고인 사이에 이루어진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서 이 사건 부동산 중 피해자 지분에 관하여 명의수탁자인 피고인 앞으로 마친 소유권이전등기는 무효이고 매도인인 공소외 1이 그소유권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부동산 중 피해자 지분에 관한 소유권이 명의신탁자인 피해자에게 있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명의신탁자인 피해자와 명의수탁자인 피고인 사이에 위탁신임관계를 인정할 수도 없다. 따라서 명의수탁자인 피고인은 명의신탁자인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인 피고인이 명의신탁자인 피해자에 대하여 이 사건 부동산 중 피해자 지분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있다고 보아 이를 전제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횡령죄에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