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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행정사

징계소청해고/근로자부당해고구제

부당해고 해고무효확인등(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5다5170 판결)

김진영 행정사(010-9109-7073) 2016. 12. 24. 23:18

부당해고 해고무효확인등(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55170 판결)

 

[1] 해당 분야의 일반지식이 아닌 타인의 저작물 또는 독창적 아이디어를 적절한 출처표시 없이 자기 것처럼 부당하게 사용하는 행위는 연구부정행위로서 전형적인 표절에 해당한다. 저술의 성격 내지 학문 분야에 따라 요구되는 출처표시의 정도에 차이가 있을 수는 있으나, 출처의 표시는 저작물의 이용 상황에 따라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방법으로 하여야 한다(저작권법 제37조 참조).

 

외국 문헌을 직접 번역하여 자기 저술에 인용하는 경우에는 외국 문헌을 출처로 표시하여야 하고, 외국 문헌의 번역물을 인용하는 경우에는 합리적인 방식에 의하여 외국 문헌을 원출처로, 번역물을 2차 출처로 표시하여야 한다. 타인과의 공저인 선행 저술 중 일부를 인용하여 단독 저술을 할 때는 원칙적으로 출처표시의무를 부담하고, 공저가 편집저작물이나 결합저작물에 해당하는 경우라도 자신의 집필 부분을 넘어 다른 공저자의 집필 부분을 인용하는 경우에는 출처표시의무를 부담한다.

 

 

[2] 저자의 저술에 적절한 인용표기 없이 타인의 저술이 인용된 부분이 있는 경우이더라도 언제나 타인의 저술을 베껴 저자 자신의 것처럼 하려는 인식 내지 의사가 있었다고는 볼 수 없지만, 저자가 저술의 본문에 출처표시 없이 타인의 저술을 인용하여 저자의 저술과 타인의 저술을 구별하기 어려운 부분이 상당한 정도에 이르는 경우에는 설령 서문이나 참고문헌 등 본문 이외의 부분에 포괄적개괄적으로 피인용물을 표시하였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타인의 저술을 베껴 저자 자신의 것처럼 하려는 인식과 의사가 추단되고, 종전의 관행에 따랐다는 사정만으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학문적 저술에 대한 표절은 학계의 정상적인 검증을 방해하고 독창적 연구와 학문 발전의 선순환을 가로막아 폐해가 표절을 당하는 피인용물의 저자뿐만 아니라 독자, 논문 심사 기관, 저자의 소속 기관, 학계 등에 광범위하게 나타나게 되므로, 저자가 타인의 선행 저술을 적절한 출처표시 없이 자기 것처럼 사용하는 경우 타인이 이에 동의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표절의 성립이 부정되지 아니한다.

 

[3] 학문이나 사상의 심화발전 과정에서 저자 자신의 선행 연구물의 일부를 이용하는 것은 학문의 속성상 당연하고, 저자가 자신의 선행 저술을 이용하여 새로운 저술을 하면서 선행 저술의 존재를 출처로 표시할 때는 타인의 저술을 인용하는 경우에 비하여 요구되는 출처표시의 수준이 완화되나, 자신의 선행 저술의 존재를 아예 밝히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학계, 독자 등이 선행 저술 부분까지도 후행 저술의 연구 성과인 것처럼 기만당하게 되어 후행 저술의 연구업적에 대한 과장된 평가가 이루어지고, 후행 저술에 대한 적정한 검증이 이루어질 수 없게 된다. 저자 자신의 선행 저술을 이용하여 새로운 저술을 하면서 선행 저술의 존재를 일정한 출처표시를 통하여 밝혔더라도 후행 저술에 새롭게 가미된 부분이 독창성이 없거나 새로운 것으로 인정받기 어려워 해당 학문 분야에의 기여도가 없는 경우에는 후행 저술을 새로운 저작물로 인식한 독자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 된다. 이와 같은 경우는 모두 이른바 자기표절로서 비전형적 표절 내지 표절에 준하는 연구부정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

 

[4] 표절 여부가 문제 되는 저작물의 작성 시기와 표절 여부의 판정 시기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존재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저작물 작성 시점의 연구윤리에 따라 표절 여부를 판정하여야 한다. 연구윤리는 사회통념이나 학계의 인식 등에 기초하여 연구자가 준수하여야 할 보편적통상적인 기준을 의미하고, 반드시 성문의 연구윤리규정에 한정되지 아니한다. 성문의 연구윤리규정에 특정 행위를 표절로 보는 조항이 도입되기 이전에 연구자가 그러한 행위를 하였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그 행위를 표절로 볼 수 없는 것은 아니다.

 

[5] 특정 논문의 표절 여부가 문제 되는 경우 일차적으로는 해당 학문 분야에서 자체적으로 논문의 표절 여부를 판정하게 되나, 논문의 표절을 원인으로 별도의 법률관계가 형성되고 그 법률관계에 관한 다툼이 발생하여 사법심사의 대상이 된 경우에는 논문의 표절 여부에 관한 최종적인 판정 권한이 법원에 있으므로, 법원은 저자의 소속 기관이나 논문 심사 기관, 학술단체 등의 논문 표절 여부에 관한 판정에 구속되지 아니하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표절 여부를 심사하여야 하고, 다만 그 과정에서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참조할 필요는 있다.

 

[6] 고등교육법 제35조 제2,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44, 51조 본문의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보면, 박사학위를 취득하고자 하는 사람은 박사학위 논문에 대한 심사 절차가 진행 중인 단계에서는 논문 지도 교수의 지도 및 심사위원들의 오류 지적에 따른 보완 과정에서 논문 수정본을 작성하여 심사위원들에게 다시 제출하는 것이 당연하나, 일단 논문 심사가 종료되어 박사학위 논문의 최종본을 제출하고 박사학위 수여까지 이루어진 후에는, 논문의 내용이나 이에 대한 검증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는 사소한 오탈자의 정정이라면 혹시 허용될 수 있을지 몰라도 학위수여기관 등에 박사학위 논문의 수정본을 제출하여 당초의 박사학위 논문과 교체하는 행위는 허용되지 아니한다. 이는 당초의 박사학위 논문 중 선행 저술의 인용 부분에 누락되었던 출처표시를 새로 추가하려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7]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하지 못한다고 하여 해고를 제한하고 있으므로, 해고사유가 인정되더라도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해고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이는 근로자의 채용조건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학위 소지자일 것을 요구하여 근로자가 이와 관련하여 학위 논문을 제출한 경우 학위 논문에 표절 등 연구부정행위의 하자가 있음을 이유로 해고하는 때도 마찬가지이다.

 

이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학위 논문 전체를 기준으로 한 연구부정행위의 정도, 사용자가 사전에 학위 논문의 하자를 알았더라면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거나 적어도 동일 조건으로는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으리라는 등 고용 당시의 사정뿐 아니라, 고용 이후 해고에 이르기까지 근로자가 종사한 근로의 내용과 기간, 학위 논문의 하자로 근로의 정상적인 제공에 지장을 초래하는지, 학위 논문의 하자가 드러남으로써 노사 간 및 근로자 상호 간 신뢰관계의 유지나 안정적인 기업 경영과 질서유지에 미치는 영향 그 밖에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국책연구기관이 연구원의 채용조건으로 해당 분야의 박사학위 소지자일 것을 요구하고 박사학위 논문을 제출하도록 하는 것은 단순히 학위 소지를 증명하는 데 그치지 아니하고 해당 분야의 연구능력 및 전문지식과 함께 연구원으로서의 진정성과 정직성, 연구 환경에 대한 적응성 등을 판단하기 위한 자료를 확보하고, 나아가 상호 간 신뢰관계의 형성과 안정적인 연구 환경의 유지 등을 도모하고자 하는 데에도 목적이 있는 것으로서, 이는 고용계약의 체결뿐 아니라 고용관계의 유지에서도 중요한 고려요소가 된다.

 

따라서 고용계약서나 인사관리규정에서 연구원이 채용 당시 제출한 박사학위 논문에 부정 또는 하자가 있는 때를 해고사유로 특히 명시하고 있는 경우, 이를 이유로 해고하는 것은 채용 당시 및 이후의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더라도 사회통념상 현저히 부당하지 아니하다면 정당성이 인정된다.